춘원당한의약박물관 특별전 <청운 김영배(靑耘 金榮培)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청운 선생과 춘원당한의약박믈관의 협업으로, 질병과 치유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서예 작품과 춘원당 소장품을 매개로 재해석한 시도이다. 특히 중국 청나라 때 ‘용골(龍骨)’이라는 약재에서 고대 문자인 갑골문이 발견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여 여러 서체 중에서 전서를 채택하여 시각적으로 구현하였다.

조선시대 여러 시문에는 질병으로 인한 고통, 치료를 위한 다양한 시도, 약재를 구하기 위한 노력 등 유학자들의 의학적 견해가 담겨 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질병의 역사’라는 말처럼, 의료를 향한 인류의 노력은 유구하며, 이러한 기록은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 속에도 깊이 스며 있다. 

김영배, 醫·文(紋)

조민환 전 성균관대 교수는 “전서를 판별할 수 있는 은일 서예가는 전서를 통하여 복고적인 정취를 표현할 수 있고, 아울러 고상한 취미 한 가지를 더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은사의 복고적 취향과 고상함의 우의(寓意)적 서체 중 하나가 전서인 셈이다.”라면서 “청운 의 서예 세계에서 주목할 것은 전서(篆書)에 능하다는 것이다. 전서를 좋아하는 또 다른 측면은 서예의 기본이 되는 문자학에 대한 풍부하고도 심도 있는 이해를 습득하고자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라고 하였다. 

전서에도 다양한 서풍이 있는데, 넓은 의미의 전서는 갑골문(甲骨文)·대전(大篆)·소전(小篆)·육국고문(六國古文)·무전(繆篆)·첩전(疊篆)으로 나누고, 좁은 의미로는 대전(大篆)·소전(小篆)을 가리킨다. 이러한 전서는 상형적인 요소를 간직하고 있다. 

김영배, 李敏求 詩 覽本草

은대(殷代) 거북의 배딱지[腹甲]나 소의 어깨뼈[牛肩骨]에 새긴 갑골문(甲骨文)은 1899년 중국 은나라 수도가 있던 은허(殷墟)에서 왕의영(王懿榮)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갑골문은 귀갑(龜甲)과 수골(獸骨)에 새긴 것으로 귀갑문(龜甲文)·복사(卜辭)·정인문자(貞人文字)·계문(契文)·은계(殷契)라고도 하며, 내용으로는 제사·정벌·질병·사냥·기상·출입·수확 등을 점쳐서 길흉을 정하였다. 이와 같은 갑골문은 예전에는 ‘용골’이라는 한의약 재료로 쓰였다.

전시장 정경

갑골문 이후 은·주나라 청동기의 명문을 통칭하여 금문이라 한다. 진(秦)나라 이전까지 청동기물(靑銅器物)에 새겨진 글씨를 종정문(鐘鼎文)이라고도 한다. 대부분 종(鐘)·정(鼎)·이(彛)·기(器) 등의 기물(器物)에 있는 글씨는 제사(祭祀)‧ 분봉(分封)‧포상(褒賞)‧토지(土地)·전쟁(戰爭) 등 다양한 내용이 있다. 금문은 모필로 거푸집의 연한 부분에 써서 새긴 뒤에 주조한 것으로, 글씨는 완미하고 정교하며 갑골문에 비하여 필획이 굵고 살지어서 풍만하면서도 둥글고 엄정하다.

이번 춘원당한의약박물관 특별전으로 개최되는 청운 김영배 선생의 초대전에서는 ‘용골’에 보이는 갑골문 자형과 금문 자형을 융합하여 청운이 지향하고 있는 문자학을 가미하였으며, 전각을 할 때 인고(印稿)의 형식미를 빌려서 작품을 제작하려 노력했다. 한편, 화선지 위에 글씨를 꽉 채우지 않고 텅 빈 공간을 두어 마음과 정신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어 나오도록 했다. 춘원당한의약박물관 소장품과 서예의 어울림은 사람의 몸속에 한약이 흡수되는 것 같은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배, 李植 詩 述病篇 8首 中 1首

한편 이번 춘원당한의약박물관 특별 초대전에는 <종로구 창의교실> 수업에 참여한 종로구 초·중·고 학생들과 서울시 유보통합사업에 참여한 서울시 영유아 등 500여 명이 방문하여 ‘서예’라는 전통 예술을 체험하고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배, 李應禧 詩 藥草類 茯苓

김영배, 正祖大王 詩 觀銅人明堂圖김영배, 韓致侖 詩

기념촬영

전시장에서 청운 김영배 작가

개막식 테이프 컷팅 장면

개막식 테이프 컷팅 장면

전시장 정경전시장 정경

전시장 정경

전시장 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