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효자묘지명은 필획이 준엄하고 결체는 엄정하여 학자들로부터 歐陽詢(구양순)과 虞世南(우세남)의 先聲으로 칭송받아 왔다.
1980년대를 전후로 한국 서단에도 당해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북비의 고전 則 北魏(북위)의 諸碑나 造像記, 墓誌銘 등과 같은 많은 자료들을 임습하는 인구가 주류를 이루다 보니 현재는 안진경이나 구양순, 저수량 등과 같은 당대 해서의 거봉들이 설 자리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북조, 남조, 북위해와 당해 등은 모두가 수레바퀴의 두 축과 같은 것이어서 서학도 들에게는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공동과제라고 볼 때 북비의 강건한 필획과 소탈한 결구, 그리고 당해의 치밀한 결구와 방원을 겸비한 여유로운 선질, 이 두가지를 함께 익히고자 한다면 아마도 「소효자묘비명」이 그 경계선상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위로는 魏晋의 서법의 맥을 찾고, 아래로는 初唐에서 晩唐으로 이어지는 해서의 완성기, 곧 정형화, 정제화된 해서의 극점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김재봉편저, 국배판 208쪽, 이화문화출판사, 정가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