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미술관과 도서관, 박물관 등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진도 5.8의 지진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 소속 김병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문체부 소속 주요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의과 지방 13개 박물관 가운데 내진설게가 적용된 곳은 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 2005년 건축)과 공주·김해·제주·춘천·나주 등 지방 5개 박물관에 그쳤으며, 나머지 8개 박물관은 건축물 전부 또는 일부가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국립도서관의 경우에는 지난 2008년과 2013년에 각각 건축된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서울 서초구), 국립세종도서관(세종시) 등은 내진설계가 적용된 반면 국립중앙도서관 본관(1988년 건축)과 자료보존관(2000년 건축),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서울강남구, 1981년 건축) 등은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았다.
특히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도서관이자 한국어로 된 책 746만권 등 1065만 점의 장서를 보유한 국가지식정보자원의 보고라는 점에서 또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1993년 국립중앙박물관 청사를 물려받아 이전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도 내진설계가 안되어 있으며,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 후생관 건물을 개증축해 개관한 국립고궁박물관9서울 종로구)도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문체부 산하의 각종 관람 및 공연장도 지진 위험에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극장은 지난 2008년에 건축된 KB하늘극장을 제외한 본관동(1973년), 별관동(1967년), 기계동(1973년) 등이 모두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으며, 상설 전통예술 공연장인 정동극장(서울 중구, 1995년), 오페라와 음악 공연장 및 미술관 서예박물관 등을 갖춘 예술의전당(서울 서초구) 5개 건물(1988~1993)도 모두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김병욱 의원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마당에 한국사회의 현재와 과거를 고스란히 간직한 수장고라 할 수 있는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이 지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진도 6.0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종합적인 실태 점검과 중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