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서울광장에 과거 70~80년대부터 집 한 켠에 자리했던 오래된 스피커 200여 개를 벽돌처럼 쌓아올린 5.2m 높이 청동 소재 타워가 우뚝 선다. 타워에 설치된 마이크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면 시끌벅적한 시장, 자동차, 번화가 거리 등 서울 곳곳에서 직접 녹음한 다양한 소리,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 등과 함께 실시간으로 재디자인돼 서울광장에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이 이색 타워의 이름은 ‘시민의 목소리(The Voice of the People)’(김승영 作)다. 서울시는 총 5,951명이 참여한 온‧오프라인 투표(3.20.~4.14.)에서 49%의 득표로 시민이 직접 선정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오늘'의 초대작을 이와 같이 공개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오늘’은 시민이 직접 투표로 선정한 공공미술작품을 서울광장에 6개월 간격으로 순환전시하는 프로젝트다. 초대작 ‘시민의 목소리’는 지난 1월 지명공모를 통해 선정된 3개 후보작 가운데 최종 선정됐으며, 7월부터 6개월 간 전시된다.
김승영 작가의 ‘시민의 목소리’(가로 1.7m×세로 1.7m×높이 5.2m)는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녹음해 목소리를 담는 방식을 통해 소리와 참여의 경험을 더하는 공감각적 참여형 공공미술 작품이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작품은 70~80년대부터 사용됐던 오래된 스피커 200여 개를 수집, 청동으로 형태를 떠내어 형상을 제작한 후 벽돌처럼 네 방면으로 5.2m 높이 타워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동서남북 4면에는 마이크가 설치되는데, 이 마이크를 통해 누구나 말할 수 있으며, 전문 사운드 디자이너인 오윤석 계원예술대 교수가 편집하고 작업한 다양한 서울의 소리와 섞이고 어우러져 8개의 스피커를 통해 재생된다. 작품에 사용된 200여 개 스피커는 직접 소리를 내지는 않는다.
한편, 앞으로 선정되는 작품이 올려질 마당이자 그 자체로도 작품이 될 ‘오늘’의 좌대(2m×2m)를 오는 6월 설치한다. 좌대의 구체적인 설치 위치는 5월 초 열리는 ‘서울시 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아울러, 6월 중 차기 작품 공모도 진행한다. 차기 작품 공모는 시민 누구나 예술가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1차 전문가 심사로 선정한 3개 후보작에 대해 시민투표를 통해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변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시민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작품을 직접 선정하고 그 작품의 일부가 되어보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공공미술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며 “시민 투표로 선정된 작품들을 시민의 공간인 서울광장에 전시함으로써 광장을 풍요로운 미술관으로 만들고 많은 시민들이 공공미술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