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광주시민들은 권력에 눈이 먼 신군부 세력에 맞서 계엄령 철폐 및 민주주의를 목 놓아 외쳤다. 신군부 세력은 공수부대를 동원해 광주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고, 그 결과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오월 광주를 온몸으로 겪은 화가 홍성담은 “국가 폭력과의 싸움은 내 인생의 목적이고 약속이다”라고 마음 깊이 다짐했다.
2014년 4월 16일. 3백여 명이 넘는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운 세월호가 진도군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시신 미수습자 9명을 포함해 304명이 사망한 엄청난 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건 발생 원인을 비롯한 기본적인 진실 규명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홍성담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어마어마한 국가폭력에 의해서 물속에서 아이들과 승객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3일간에 걸친 물고문으로 죽어간 대 학살극”라고 규정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광주항쟁의 경험과 물고문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홍성담은 세월호 관련 그림들을 통해 아이들이 마지막 순간 어떤 고통을 당하면서 죽어갔는지, 죽음을 앞둔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이들의 영혼은 지금 어디를 서성이고 있는지 등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월로 참사 3주기 추모전으로 개최되는 홍성담 ‘세월오월’ 전시는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출품을 위해 제작됐으나 걸리지 못한 ‘세월오월’ 걸개그림을 비롯해 세월호 관련 작품 23점이 전시된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진실을 인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림 속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눠 볼 수 있는 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