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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디자인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 김연수 기자
  • 등록 2017-02-28 11: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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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왕 탄신 620주년 맞아 훈민정음 원형과 확장성 디자인으로 풀어내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세종대왕 탄신 620주년을 기념해 2월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기획특별전 ‘훈민정음과 한글 디자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립한글박물관과 23팀의 디자이너가 ‘훈민정음’의 원형과 내용을 협업으로 풀어낸 전시다.


1443년, 세종대왕은 문자를 몰라 소통하지 못하는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배우기 쉬운 스물여덟 개의 문자를 만들었다. 이로부터 3년 후에는 새 문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훈민정음’을 편찬했다.  ‘훈민정음’은 한글의 원형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는 중요한 기록 유산이자, 모든 사람이 쉬운 문자로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 애민정신의 산물인 것이다.


전시장은 1부 ‘쉽게 익혀 편히 쓰니: 배려와 소통의 문자’, 2부 ‘전환이 무궁하니: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한글의 확장성’으로 구성돼 있다. 


점·선·원의 기초 형태에 기반한 쉬운 모양과 기본 글자 8개로 28개의 문자를 만드는 원리를 소개한다. 아울러 ‘훈민정음’에 담긴 15세기의 한글 원형을 디자인으로 풀어낸 영상, 입체, 그래픽 작품 30여 점을 함께 전시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둠 속에서 빛나는 원형, 훈민정음 33장 전체를 만나볼 수 있다. 체계적인 질서를 가진 글자인 훈민정음은 긴 선을 따라 규칙적으로 나열되어 빛의 질서로 표현됐다. 


또한 33장의 내용을 모두 담은 영상은 인간을 위한 디자인을 한 세종의 따뜻한 마음과 언어· 문화의 원형인  ‘훈민정음’의 감동을 더한다.


2부에서는 디자이너 23팀이 ‘훈민정음’에 담긴 한글 원형을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영상·그래픽 ·입체 작품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약 7개월 간 총 23팀의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진행했으며, 박물관은 원형과 내용을 주고 디자이너들은 영감을 얻어 다양한 한글 디자인을 작품 제작했다. 한글의 조형적 특성만을 반영한 작품이 아닌 ‘훈민정음’에 담긴 한글 원형을 응용한 작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훈민정음 ‘용자례(用字例)’에는 ‘러옛 ‘울’(너구리)’, ‘부옛 ‘헝’(부엉이)’, ‘사옛 ‘이’(새우)’ 등 94개의 옛 단어가 실려 있다. 이에 드러난 옛 한글의 모양, 의미, 소리의 높낮이 등을 홍익대학교 시각커뮤니케이션과 안병학 교수를 비롯한 그래픽 디자이너 15팀이 재해석했다.


또  ‘훈민정음’에는 현대에는 사라진 ‘ㆆ(여린히읗)’, ‘ㅿ(반잇소리)’, ‘ㆁ(옛이응)’, ‘ㆍ(아래아)’와 서로 다른 자음 글자 2~3개를 가로로 나란히 붙여 써서 센소리를 나타낸 ‘ㅺ, ㅽ, ㅄ, ㅴ, ㅵ’ 등과 같은 글자가 있다. 계원예술대학교 리빙디자인과 하지훈 교수를 비롯한 제품 디자이너 7팀이 이를 활용한 입체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훈민정음’ 전체 33장의 이미지와 함께 주요 내용을 시각적으로 풀어 낸 홍익대학교 영상디자인과 김현석 교수팀의 영상도 눈길을 끈다.  ‘훈민정음’의 책 형태, 내용의 짜임, 창제의 원리 등을 쉽게 풀이하여 관련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훈민정음과 이를 재해석한 한글 디자인 작품을 보인 이번 전시를 통해 문자 영역을 넘어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되는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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